제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SCUBA Diving”이라고 합니다. 지금의 제가 처한 상황이 너무 억울하고 어처구니가 없어 이렇게 여러분께 하소연을 합니다. 제 얘기 한번 들어주시겠어요?

일단 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제 이름의 SCUBA는 “Self 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의 약자입니다. 보통 SCUBA Diving 또는 그냥 다이빙이라고도 불립니다. 정식이름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저는 수중에서 사람이 숨을 쉬기 위한 장비인 SCUBA 장비를 가지고 육지와는 또 다른 세상인 수중세계를 구경하는 멋진 행위를 하는 매력적인 레저활동입니다. 

지구의 2/3는 바다이고 바다에는 다양한 수중세상이 존재합니다. 사람은 육지에서만 생활하도록 진화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물속을 구경하게 해주는 제가 고마운 존재이고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데, 저는 왜 억울함을 갖고 있는 걸까요? 

오래전 SUCBA Diving을 하던 사람들이 물속에 들어가서 다양한 고기들을 많이 잡았습니다. 물론 안그런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물고기가 많은 곳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다이버만 있는게 아닙니다. 낚시꾼도 있고 어부도 있습니다. 낚시꾼들은 다이버들이 물속에 들어가서 그들이 잡아야 할 고기를 다 잡아버린다고 합니다. 아니면 다이버의 버블 소리에 고기가 다 도망가서 낚시가 안된다고 합니다. 어부들은 다이버들이 그들이 쳐 놓은 그물이나 통발에 걸린 고기들을 가져 간다고 생각합니다. 일부의 일탈 행위로 인해 전체가 매도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SCUBA 장비를 착용하고 물속에서 해산물을 채집하거나 고기를 잡으면 법으로 처벌을 받습니다. 벌금이 꽤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많은 다이버들이 그린다이버라는 용어를 만들어 홍보하며 먹거리 다이빙 보다는 눈으로 보고 온몸으로 즐기는 다이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다이버들 중에서는 저로 인해 각종 핍박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제게 불평을 합니다.

감기가 걸리면 다이빙 때문이라 그러고, 근육통이 있어도 다이빙 때문이라 그러고, 두통이 와도 다이빙 때문이라 그러고, 이빨이 아파도 다이빙 때문이라 그러고, 피곤하다는 말을 해도 다이빙 때문이라 그러고, 밥을 많이 먹어도 다이빙 때문이라 그러고, 살이 빠져도 다이빙 때문이라 그러고, 살이 쪄도 다이빙 때문이라 그러고, 코를 골아도 다이빙 때문이라고 그럽니다. 심지어 방귀를 꼈는데 냄새가 나니까 그것도 다이빙 때문이라고 합니다. 너무 많아 일일이 다 열거하기도 힘듭니다. 이런 얘기를 듣다 보니 이게 뭔가 싶습니다. 들리는 얘기를 종합하면 저는 세상에 둘도 없는 악의 축이고 만병의 근원입니다. 세상을 널리 이롭게하는 만병통치약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취급을 받아야 하나?라는 자괴감에 하루 하루가 괴롭고 힘듭니다.

어떻게 하면 제 억울함이 풀릴까요?

혹시 먹거리 다이빙을 하고 계신건 아닌가요? 마눌님 남편님께 교육비랑 장비 가격 사실대로 얘기안하고 뻥친건 아닌가요? 가족은 나 몰라라하고 혼자서 주말마다 전국 방방곡곡, 심지어 휴가때면 해외까지 돌아 다니시는건 아닌가요? 다이빙 장비 구입한다고 통장 잔고 바닥을 만들지는 않으셨나요?

다이버라면 분명 바다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바다같이 넓을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제가 이런 억울한 일을 겪지 않도록 적당히, 적당히 즐겨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래야 나이가 들어서도 아름답고 황홀한 수중세상을 즐기며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뭐든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니 혼자만 생각하지 말고 주위를 둘러 보며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삶의 일부분으로써 저를 즐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러실거죠?         ^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