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걸이(존라인)

2월에 한국기행 방송촬영을 위해 거제도를 간적이 있습니다. 수심 30m에서 조개를 채취하는 잠수부를 촬영하는 거였고 “조류가 엄청 세고, 바닥에 가면 깜깜하다”는 정도의 정보를 들었습니다. 새벽 6시30분에 잠수기선을 타야 하기에 전날 거제로 가서 담당PD를 만나 저녁 먹고 잔 뒤 다음날 잠수기선이 있는 포구로 갔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출항이 늦춰졌고 9시 30분이 되어서야 배를 타서 10시경에 입수를 했습니다.

잠수부가 입수하기전 닻이 먼저 내려갔고, 잠수부가 입수한 다음 제가 입수를 했습니다. 입수하기전 하강줄을 보니 수직으로 내려간게 아니고 비스듬히 펼쳐진걸 보고 조류의 세기를 대충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입수를 해보니 하강줄을 잡고 수직으로 하강하는게 아니고 조류에 떠밀려 대각선으로 그것도 날아가는 자세로 줄잡고 내려가야 했습니다. 바닥에 도착하니 시야는 완전 제로였고 잠수부의 위치는 작업줄과 부유물이 일어나는 방향을 쫓아가야만 알 수 있었습니다. 강한 조류와 제로시야로 인해 입수하기전에 생각했던 촬영장면은 도저히 나오지 않았습니다. 작업하는 잠수부의 풀샷은 시도조차 불가능했고, 찍을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최대한 다양한 각도에서 화면에 담고 나머지는 PD의 편집에 맡기기로 하고 어느 정도 찍은 뒤 잠수부에게 상승신호를 보냈습니다.

작업시간이 1시간 이상이었고, 입수하기전 수심 12m에서 100% 산소로 감압을 한다기에 그 장면을 풀샷으로 담는다고 얘기를 한뒤 입수한 상태였습니다. 엥? 100% 산소로 12미터?….. 여름에는 18m에서 100% 산소로 감압을 한다기에 깜짝 놀랬습니다. 사실 작업하시는 분들은 처음 뵌거라 그분들의 작업 방식과 잠수병에 대한 대처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었습니다. 실제로 보니 100% 산소로 수중에서 감압을 한다고 하니 다행이라 생각이 들었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산소의 부분압을 훨씬 초과하는 감압 수심이라 아무런 문제가 없냐고 물어봤습니다. 여름에는 수온때문에 18m에서 하고 겨울에는 12m에서 하는데 처음부터 그 수심에서 한건 아니라 하다보니 적응이 됐는지 몰라도 수심이 점점 깊어졌다고 했습니다.

잠수부의 상승장면도 촬영을 하고 싶었으나, 하강줄을 잡지 않고는 상승이 불가능하여 상승장면 촬영은 포기했습니다. 감압수심에서 감압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한손은 하강줄을 잡고 한손으로 최대한 멀리 뻗어 촬영을 하였으나 역시 풀샷 촬영은 불가하였습니다. 하는수 없이 조금 아래 수심으로 내려가 아래에서 위로의 풀샷만 촬영하고 나머지 감압을 같이하고 나왔습니다.

출수후 생각해 보니 만약 존라인(조류걸이)이 있었다면 최소한 감압하는 모습은 풀샷을 담을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그뒤 까맣게 잊고 지내다 이번 제주에서 보게된 조류걸이를 보고 돌아와서 바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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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된 볼트스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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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볼트스냅을 오른쪽 처럼 만들었습니다. 기존건 타원형이라 웨빙을 끼우면 쫙~ 펴지지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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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모습입니다. 이 사진을 찍을때는 정리를 위한 벨크로 테이프를 적용하기 전입니다. 그래서 벨크로 테이프가 사진에는 안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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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스냅 반대쪽 끝부분을 사용해서 고정합니다. 볼트스냅은 어깨 D링에 걸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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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고정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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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겨서 조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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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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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크로 테이프를 이용해서 정리를 했습니다.

슈트 포켓에 넣어다니다가 강한 조류를 만났을때 사용하면 됩니다.  입수할때는 멀쩡했던 바다가 출수시점에 거센 조류로 변해있는 경우에도 유용할 겁니다.

바다는 인간의 힘으로는 정복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인간이 거기에 적응을 해야하고 살아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아무런 준비없이 입수했다가 출수시 변한 바다사정으로 인해 내 의사와 상관없이 출수지점으로 못나오고 예상치 못하게 조난을 당할수도 있습니다. 그리되면 텐더는 하염없이 다이버가 출수하기만을 기다리며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다이빙…. 즐겁자고 하는데 나와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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