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iver H2O Audio DV-i700 Underwater Mp3 Housing

엄청나게 갖고 싶었던 물건입니다. 관련 포스트도 남겼지만 최종적으로는 이 녀석의 짝퉁일 수밖에 없습니다. 맛집을 가도 원조 식당을 찾고, 그것이 무엇이 되었건 원조에 대한 향수와 가치는 변치 않습니다. 구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두 번의 거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제 손에 들어오게 된 녀석입니다.

판매자가 미사용 신품이고, 완벽한 작동상태를 자랑하기에 비싼 금액을 지불하고 구입을 했습니다.

배송 대행을 했고, 제 손에 들어오기까지 결제 후 10일 정도 걸렸습니다. 여태까지 택배로 온 수많은 물건들이 있었지만 이것만큼 설레고 긴장됐던 적은 단연코 없었던 거 같습니다. 재호흡기나 부스터펌프의 박스를 개봉할 때도 이런 기분과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박스를 개봉하면서 보니 판매자의 말대로 사용된 적 없는 완전한 새 제품입니다. 구성품이 모두 들어있었고 LCD창 부분에 있는 비닐도 제거가 안되어 있습니다. 새 거니까 당연한 거지만요……ㅎㅎ.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구석구석 살펴보고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이제 대망의 작동 테스트를 할 시간…… mp3에 배터리를 넣고 앰프에도 동봉된 9V 배터리를 넣고 플레이를 했습니다. 소리가 생각보다 우렁차게 나옵니다. mp3 옆에 있는 게 뭔가 궁금했었는데 실물을 보니 이해가 됐습니다. 앰프였습니다. 앰프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스펙에 앰프가 있다는 걸 본 기억이 뒤늦게 납니다. 근데….. 근데….. 뭔가 허전합니다. 분명 소리는 잘 나오는데 이 느낌은 뭐지? 자세히 살펴보니…. 왼쪽 스피커의 음량이 오른쪽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아…….. 이런 일이……

분명 새건대……. 이런 망할 일이……
판매자에게 메일을 보내고 제조사에도 메일을 보내봤지만 환불을 하거나 단종된 지 너무 오래돼서 수리 서비스가 불가하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판매자는 mp3만 테스트를 했지 방수하우징 파트는 테스트를 안 해봐서 도와줄 방법이 없다고. 원한다면 환불을 해주겠다는 답장이 왔습니다. 얼마나 기다린 녀석인데… 돌려보낼 수는 없고, 수리를 맡길만한 곳도 없어 직접 수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고장이 났을 부위를 생각해 보면 mp3이거나 앰프, 헤드폰 선, 헤드폰 스피커 이 넷 중 1~2개의 문제일 확률이 높아 범인을 좁혀 봤습니다. 일단 mp3만 단독으로 작동해보니 정상입니다. 두 번째로 앰프와 헤드폰 선을 분리하고 테스트를 해보니 앰프는 정상입니다. 이제 남은 건 선이거나 스피커입니다. 일반적으로 봤을 때 선보다는 스피커일 확률이 높습니다.

스피커를 점검하기 위해 고민을 했습니다. 뜯었다가 다시 조립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방수 처리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순간 고민도 했습니다. 그냥 한쪽만 들으면 안 될까? 물론 그리해도 되지만 “언젠가 나머지 한쪽도 고장이 나면 그때는 어떡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미 제 손을 스피커를 뜯고 있었습니다.

양면테이프로 붙여져 있었습니다.

예상보다 별거 없어 놀랬습니다.

점검을 해보니 예상대로 스피커가 불량이었습니다.

스피커 규격은 8옴 1W 직경 36mm입니다.

테두리에 양면테이프가 붙여져 있었습니다.

이제 스피커를 주문합니다. 그리고 남은 숙제가 바로 위 사진에 보이는 비닐입니다. 방수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분이라 재사용을 해야 할지 교체를 할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동일한 소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일단 재사용을 하기로 했습니다.

주문한 스피커가 왔고 사진은 없지만 교체 작업을 했습니다. 방수비닐은 재사용하다 문제가 생겨 포기하고 저번 주에 마트에서 사 온 포도가 있는데 포장 용기의 느낌이나 질감, 두께가 비슷해서 그걸 잘라서 사용했습니다. 결과는 아주 만족스럽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제 내일 오는 방수 테스트용 챔버에 하우징을 넣어 방수 테스트를 할 일만 남았습니다. 방수 테스트용 챔버가 도착을 해서 방수 테스트를 했습니다. 90m 방수니까 10bar의 압력이 필요합니다. 안전밸브가 7bar에서 작동하게 되어 있어 10bar에서 작동하게 조정을 하고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테스트 시간은 1시간. 1시간이 지나서 긴장된 마음으로 개봉을 해서 확인해보니 침수 흔적 전혀 없습니다.

1시간 53초. ㅋ

새건대도 수리를 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었지만 덕분에 스피커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수리를 해야 하는지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제품 구입에 들어간 총비용을 계산해 봤습니다. 이베이 결제 355,348원 + 배송대행 16,278원 + 통관 비용 81,290원 = 452,916원이네요. 적은 금액은 아닙니다.

물건 가격($299.95) + 현지 배송비($9.83) = $309.78

배송대행 비용(달러)

배송대행 비용(한화)

아래는 그동안 모아 둔 mp3입니다. 언젠가는 이 제품을 구입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그동안 한두 개씩 모았는데 제법 되네요. 천년만년 사용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ㅋ

제품의 사양은 아래와 같습니다.

H2O Audio D21C1 Features

• Compatible with iRiver iFP-700 MP3 Player (not included)
• Rugged, air-tight plastic housing
• Robust design allows a depth rating of 300 ft (90m)
• Designed for Scuba & Snorkeling
• Integrated amplifier enhances fidelity
• Locking closure to prevent accidental floods
• Removable clip attaches securely and comfortably to your mask strap
• Listen to music, underwater audio tours and more
  ▲ 출처 : https://www.adorama.com/hodvi700.html?discontinued=t

다이빙을 하는 동기와 이유 그리고 본인 스스로 느끼는 가치와 즐거움은 상대적이라 다이버마다 다릅니다. 저 역시 다이빙을 즐기고 있지만 누구와 하느냐, 어디서 하느냐, 언제 하느냐 기타 등등에 따라 느낌이 다릅니다. 저는 혼자서 야간에 CCR로 음악을 들으며 수중세계를 관광하는 게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그래서 mp3 방수하우징은 제게 참으로 소중한 다이빙 도구 중 하나입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고요함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즐긴다는 건 둘도 없는 행복이니까요….

방수테스트를 위해 멀리 나주에서 직접 방수 테스트용 챔버를 가져다 주신 문인석트레이너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 2019. 06. 26 추가
ebay에서 하우징 관련 알림이 왔습니다. 잽싸게 확인해보니 짠물에 침수된 하우징이고 부품용으로 판매를 한다는 매물이었습니다. 판매자에게 방수가 되는지 여부를 물어보니, 육안으로는 균열이나 파손된 흔적이 없는 완벽한 상태라고 합니다. 앰프가 작동하지 않는 것 빼고는 외관상 문제가 없다는 답장이 왔습니다. 실제 사용해보니 앰프는 사실 굳이 필요하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는 파트라 구매를 했습니다.

물건값과 배송비, 배송대행을 통해 그제(24일)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긴장된 마음으로 박스를 열어보니 육안으로는 하우징에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앰프는 확실히 침수 흔적이 있는데 그리 심해 보이지는 않았고, 건전지를 넣었는데 전원이 들어오고 제대로 작동도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상태가 괜찮음을 확인하고 곧바로 앰프를 분리 후 분해해서 알코올을 이용해서 구석구석 세척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방수를 위해 사용되는 실리콘 오링도 다시 세척 후 그리스를 발랐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테스트 다이빙을 다녀왔는데 15m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다음 달 강원도 투어가 예정되어 있는데 그때 좀 더 깊은 수심에서 테스트를 할 예정입니다. 이로써 백업이 갖추어졌습니다. 하하하~~~~

※ 관련글
– 수중용 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