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CR이 유용하게 사용되는 상황이나 환경

○ 오랜 시간의 다이빙
어느 수심이던 다이빙 시간이 길어지면 가져가야 할 기체가 당연히 많아짐은 필연입니다. 그러기에 등에 메고 옆에 휴대하고 가야 합니다. 플로리다 케이브의 경우 대부분 30m 이내의 수심에 있습니다. 그런 수심에서 왕복 1시간 이상의 다이빙을 한다고 생각하면 가져가야 할 기체가 상당합니다. 제가 여기서 다이빙할 때 평균 수심이 10m 이내입니다. 하지만 다이빙 시간이 3시간 이상이 넘어가기에 상당한 기체를 가져가야 합니다. 반면에 pSCR을 사용하면 40큐빅 탱크 1개로도 여유 있게 다이빙할 수 있습니다. 물론 스테이지를 하나 더 휴대하면 기체 걱정 없이 푸근한 마음으로 다이빙을 즐길 수 있습니다.

○ 다이빙중 호흡시 입안이 마르는 경우
다이빙 시간이 길어지거나 전날 수분 섭취가 부족한 경우 다이빙을 하다 보면 입안이 바짝 말라 혓바닥이 갈라지는 듯한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다이버가 호흡하는 기체는 고압의 콤프레서를 통해 탱크에 저장이 되는데, 그 과정에서 거치게 되는 필터에 의해 수분과 이물질이 걸러집니다. 따라서 다이버는 매우 건조한 기체를 호흡하게 됩니다. 다이빙 중 이 건조함을 없애기 위해 많은 방법을 사용하지만 개방식 장비가 갖는 구조적인 문제라 다이빙 전날부터 수분 섭취를 많이 하는 것 외는 해결책이 없습니다. 하지만 pSCR은 루프를 통해 호흡을 하기 때문에 그런 건조함은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물론 이는 모든 재호흡기가 똑같이 제공하는 이득입니다.

○ 낮은 수온에서의 추위를 자주 경험하는 경우
낮은 수온에 대비해서 체온 보호를 위한 방법이 기본으로 갖춰져야 합니다. 하지만 다이버는 다이빙을 하는 동안 계속해서 체온 손실이 발생합니다. 기온이 오른 여름에는 덜 하지만 겨울에는 탱크 속에 있는 차갑고 건조한 기체를 호흡하기 때문입니다. 재호흡기는 기본적으로 기체가 순환을 하는 구조라 시스템 안에서 머물러 따뜻합니다. 다이버가 뱉은 날숨이 카운터 렁으로 들어가고 소다라임을 거치게 됩니다. 소다라임이 이산화탄소와 반응하는 과정에서 열과 수분이 발생하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다이버가 호흡하는 기체를 따뜻하고 덜 건조한 상태로 유지시켜 줍니다. 그 결과는 다이빙 중 다이버의 체온 손실을 줄이는 이로움을 줍니다.

○ 연속된 다이빙에서 장비 세팅이 번거러울 때
다이빙 투어를 가면 거의 대부분 하루에 2회를 합니다. 많게 3회를 할 때도 있습니다. 싱글 다이빙을 하게 되면 매번 탱크를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감압 다이빙을 하더라도 다이빙을 1번 하고 나면 기체를 다시 충전해야 하거나 보충해야 합니다. 하지만 pSCR로 다이빙을 하게 되면 싱글 다이빙 기준으로 반복된 다이빙을 탱크 교체 없이 할 수 있습니다. 유닛 제조사에서는 1:8의 효율이라고 하나 평균 1:5 정도의 효율이 됩니다. 이것은 pSCR로 다이빙할 때 80큐빅 탱크 1개로 사용할 수 있는 기체량은, 개방식으로 다이빙할 때 80큐빅 탱크 5개에 해당하는 기체량이라는 걸 의미합니다. 더운 한여름에 드라이슈트를 착용했을 때나 추운 한겨울에 손가락이 꽁꽁 언 상태에서 탱크 교체는 여간 번잡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다음 다이빙을 위해 할 일이 1개라도 줄어듭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나이트록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나이트록스 다이빙의 장점도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 여유로운 기체량이 절실할 때
기본적으로 기체는 많이 가져가면 좋습니다. 그걸 사용하던 안 하던 말입니다. 하지만 무작정 많이 가져갈 수만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가져가는 기체가 여유로울 때 다이빙도 훨씬 여유롭고 안전하게 진행됩니다. pSCR을 사용하게 되면 개방식 장비에서 느꼈던 기체 부족은 이제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는 CCR도 누릴 수 있는 혜택이나 대심도 다이빙이나 심각한 다이빙이 아닌 경우에는 pSCR의 사용이 훨씬 유리합니다.

○ CCR의 전자 장비가 싫을 때
CCR은 전자 장비가 많습니다. 물론 mCCR은 해당 사항이 없지만 대부분의 CCR 사용자들은 eCCR입니다. mCCR보다 덜 신경 써도 되고 수중에서 해야 할 게 덜하기 때문입니다. 전자장비가 주는 장점은 다이버에게 좀 더 편리함을 줍니다. 하지만 그 편리함의 반대편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eCCR 장비에는 산소 센스가 최소 3개 이상 들어가 있고, 그 산소 센스의 값을 읽은 컨트롤러가 솔레노이드를 조종합니다. 산소 센스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고, 컨트롤러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고, 솔레노이드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다이빙 중 발생 가능한 위험요소들입니다. 하지만 pSCR에는 이러한 문제들이 전혀 없습니다. 왜냐면 전자 부품이 하나도 안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 장비 구성이 간단한 재호흡기를 선호할 때
일반적인 CCR 장비들은 다이빙시 산소와 희석 기체를 필수로 합니다. 희석 기체는 호흡을 하는 기체이고, 산소는 세팅된 산소 부분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로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장비 구성이 복잡해집니다. 카운트 렁이 앞쪽에 있는 것도 있고, 뒤쪽에 있는 것도 있고, 어깨 위에 있는 것도 있고, 프레임 속이 있는 것도 있습니다.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기종별 제조사에서 선택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개방식에 비하면 복잡하고 정신없는 장비 구성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pSCR은 싱글 세팅 시 기존의 싱글 세팅에서 스테이지만 하나 더 휴대하면 됩니다. 더블 세팅 시에는 pSCR용 더블 탱크 사이에 유닛만 하나 더 들어가면 됩니다. 기존의 DIR 세팅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개방식 장비 세팅에서 별 차이가 없습니다.

○ 세심하고 꼼꼼한 성격이 아닌 경우
재호흡기 다이빙은 예민한 다이빙입니다. 그래서 다이빙 전에 준비할 것도 많고 장비 점검도 세심하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준비된 장비로 다이빙을 하고 나면 이젠 세척도 세심하게 해야 합니다. 루프 세척은 물론이거니와 카운터 렁까지 세척하고 말려야 합니다. 연속된 다이빙이라면 다음 다이빙을 위해 그럴 필요가 없지만, 그 날의 다이빙이 완전히 끝났다면 세척은 필수입니다. 하지만 pSCR은 CCR에 비해 여유롭습니다. 구조적으로 CCR에 비해 덜 폐쇄적이고 전자 장비가 없어 준비할 것도 덜하고 세척과 관리도 간편합니다.

○ 충전시설이 없는 곳에서 연속된 다이빙을 할 때
여러분은 탐사를 가거나 섬 주변의 지역에 대한 일을 하러 갈 수도 있습니다. 그곳이 어디가 되었던 가야 할 곳에 충전시설이 없다면, 사전에 다이빙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탱크를 모두 가져가야 합니다. 개방식에 비해 재호흡기는 가져가야 할 탱크의 숫자가 훨씬 작습니다. CCR의 경우는 줄어든 탱크 대신 추가로 가져가야 할 장비들이 있습니다. 부스터 펌프와 기체 분석기, 산소까지 추가로 가져가야 합니다. 하지만 pSCR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준비된 기체만 가져가면 되고, 그 기체수는 개방식보다 훨씬 작습니다.

○ 재호흡기 사용에 유지비가 부담스러운 경우
장비를 사용하다 보면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합니다. 개방식 장비도 일정 기간 사용하면 오버홀을 하듯이 재호흡기 장비도 소모성 부품들은 교체 주기가 다가오면 교체를 해야만 합니다. CCR의 경우 대표적인 게 산소 센스와 각종 건전지입니다. 건전지 비용은 얼마 안 하지만 산소 센스 비용은 만만찮습니다. 게다가 고장이라도 나는 경우에는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재사용까지 많은 시간도 소요됩니다. 하지만 pSCR은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전자 장비가 없기에 교체해야 할 것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 다이빙 중 장비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필요한 경우
다이빙을 함에 있어 장비 의존도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그만큼 장비에 대한 믿음과 신뢰도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탐사를 위한 대심도 다이빙이나 케이브 다이빙 같은 심각한 다이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선택해야 하는 장비는 최대한 보수적이어야 합니다. 이 말은 수중에서 장비에서 발생하는 에러가 최소한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pSCR 장비는 기본적으로 개방식 장비의 구조에 CCR의 개념이 추가되었습니다. 따라서 전자 장비가 전혀 없이 개방식 장비처럼 사용할 수 있는 구조는 장비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필요한 상황에서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 시야가 전혀 안 나오는 경우
다이빙에서 시야는 참 중요합니다. 일단은 시야가 좋아야 해양 생물을 구경하던 작업을 하던 할 수 있으니까요. 서해안이나 남해안에서 다이빙을 해 본 다이버라면 시야가 안 나올 때 얼마나 안 나오는지 아실 겁니다. 안 나옵니다. 전혀 안 나옵니다. 손목에 찬 컴퓨터며 잔압계며 보이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시야라면 입수하자마자 출수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임무나 작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물속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개방식 장비로 다이빙을 하게 되면 잔압 정보를 알려주는 수심계와 수심 정보를 알려주는 수심계나 다이빙 컴퓨터의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데 불가능합니다. 눈 앞에 갖다 대도 안보이기 때문입니다. CCR의 경우는 PO2 정보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HUD에 의존해야 하는데 HUD만 의존하기에는 불안합니다. 이런 다이빙에는 기체 확보가 최우선입니다. 그러기에 재호흡기 장비를 사용해야 합니다. CCR 장비는 PO2 모니터 확인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시야가 전혀 안 나오는 다이빙에서는 SCR 장비가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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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장별

이보다 더 좋을수는 없다군요.
그래도 안할랍니다~~~^^
가난해서 돈도없고 중요한건 실력도 없으니 pscr은 남의나라 이야기입니다~~ㅎㅎ

깜장별

묘하게 엇갈리는군요…ㅠㅠ
전 이번주 주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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