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 슈트 착용시 보온은 어떻게 할 것인가

겨울입니다. 다이버에겐 최상의 계절입니다. 덜 복잡한 리조트와 다이빙 포인트 그리고 맑은 시야. 겨울 바다에서만 볼 수 있는 수중 생태계. 게다가 출수 후 맞이하는 보트에서의 차가운 바람과 함께 저 멀리 보이는 눈 덮인 설악산. 이 모든 것들이 겨울 바다의 매력입니다. 하지만 다이빙 리조트 사장님들에겐 추운 계절입니다. 아무래도 여름보다는 손님들의 방문이 덜하니까요. 그래도 요즘은 드라이 슈트 다이버들이 많이 늘었으니 예전보다는 조금 낫지 않나 싶습니다.

드라이 슈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내피가 필수입니다. 드라이 슈트의 재질이나 추위를 얼마나 타냐에 따라 내피 종류는 달라질지언정 착용을 안 할 수는 없습니다. 내피를 어떻게 착용하느냐는 개인의 선택입니다. 어떤 다이버는 한겨울에 하계용 내피를 입고도 안 춥다고 하고, 어떤 다이버는 동계용 내피를 착용하고 몇 겹을 더 껴입고도 춥다고 합니다. 가끔은 내피를 아주 얇게 착용하고 춥다고 하는 다이버를 봅니다. 내피를 더 입으면 되지 않냐고 물어보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거부하는 모습을 보면 이해가 안 되지만 본인의 선택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내피는 체온 보호를 위해 입습니다. 추우면 춥지 않게 입어야 합니다. 추운데도 얇게 입는 주된 이유는 내피를 두껍게 입으면 부력이 증가하고, 부력이 증가하면 웨이트가 증가하고, 웨이트가 증가하면 장비가 무거워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두껍게 입은 내피로 인해 육상에서나 수중에서 움직임이 불편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문제들에 대한 대안들은 얼마든지 있는데 그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입니다. 증가한 웨이트 문제는 운동을 통해 근력을 키우면 되고, 불편한 움직임은 적응과 연습을 통해 해결하면 되는 것입니다. 다이버라면 추위와 잠수병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불편함이 끼치는 중대한 위험요소를 간과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과 같은 동계에 다이빙을 하면 내피를 많이 착용합니다. 상의는 5벌(6겹)을 입고 하의는 3벌(4겹)을 입습니다. 그중 한 벌은 발열조끼입니다. 제가 다이빙하는 환경에서의 겨울 바다는 수온이 3~4도 정도 나옵니다. 다이빙 타임이 짧으면(1시간 이내) 큰 문제 없는데 1시간이 넘어가면 추위를 느낍니다. 사실 다이빙할 때 보다 출수해서가 더 문제입니다. 야생에서 다이빙을 하다 보니 출수 후 장비 정리하는데 너무 춥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게 발열 조끼였습니다.이전 글(http://gga.kr/747)에서 이 부분은 언급했습니다. 그래서 발열 조끼를 만들어 수중에서나 출수 후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출처 : http://gmarket.co.kr

앞에서 언급한 내피를 덜 입는 다이버들이 추위에 대해 고민하는 방법들을 나름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핫팩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시중에 팔고 있는 10만 원 미만의 육상용 발열조끼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면서 나름 효과는 있습니다. 단점은 수중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 방법이 없습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육상용 발열 조끼입니다. 수중에서 합선이나 배터리 이상 반응으로 폭발을 하는 경우에 대한 대처가 어렵습니다. 테크니컬 다이버가 감압 중에 문제 발생 시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비단 육상용 발열 조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수중용 발열 조끼도 배터리가 드라이 슈트 내부에 들어간다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현재 사용되는 배터리의 대부분은 과열될 경우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있습니다.

출처 : https://www.ventureheat.com/pages/dive

배터리 과열의 문제도 있지만 합선에 의한 화상의 위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배터리가 드라이 슈트 내부에 있거나 외부에 있거나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입니다. 하지만 배터리가 외부에 있다면 문제 발생 시 즉시 해결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발열 조끼를 사용할 때는 배터리가 드라이 슈트 외부에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페이스북에 공개된 글이 하나 있습니다. 최근 저한테 페이스북 친구 요청이 들어온 해외 다이버의 친구인데 어떤 다이버인가 살펴보던 중 보게 된 글입니다. Anton Zhuchkov이 작성한 글(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4623550744357639&id=100001082785175)입니다. 요약하자면, 122m 다이빙을 했고 총 감압은 2시간 30분인데 1시간 30분 남은 상황에서 발열 내피 합선으로 인한 화상을 입은 것입니다. 수온은 바텀 11도, 감압 15도. 

출처 :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4623550744357639&id=100001082785175

출처 :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4623550744357639&id=100001082785175

출처 :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4623550744357639&id=100001082785175

출처 :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4623550744357639&id=100001082785175

출처 :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4623550744357639&id=100001082785175

다행히 배터리가 외부에 있어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은 했지만 또 다른 문제가 있었습니다. 남은 시간동안 추위 속에서 감압을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본문의 말미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Always have a plan B!

이 글의 작성자는 사고 후 플랜 B로 드라이 슈트 인밸브에 E/O 코드를 2개 사용했습니다. 메인은 전신 발열 내피, 하나는 백업으로 발열 조끼.

출처 :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4625599050819475&set=p.4625599050819475&type=3

다이빙을 계획할 때 기체도 중요하지만 감압이나 안전 정지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위에 대한 부분도 빠질 수 없는 부분입니다. 가능하다면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피를 입어야 합니다. 하지만 내피로만 해결되지 않는 상황들이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발열 기능이 있는 내피나 조끼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런 제품들을 사용할 때도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남들이 안 하는 특별한 다이빙을 하는 환경이라면 그에 맞는 장비의 사용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결론은,
보온을 위해 내피는 충분히 입어야 합니다.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입어도 추우면 더 입어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발열 제품들을 사용하게 된다면 제품의 선택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드라이 슈트 내피에 사용되는 발열 제품이 합선이나 과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대처가 가능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한 다이빙에 한발짝 가까이 가는 방법입니다. 물론, 전기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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